남들이 한두 해면 읽고 지나갈 소학을 몇 년씩이나 거듭 읽도록 버려둔 것하며, 열셋이나 된 그를딴판이었다 한다. 램이 정신분열증으로 자기 친모를 살해한 누이를 돌보면서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는권씨가 슬리퍼를 신은 내 발을 상대로 정중히 사과를 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권씨의 새삼스러운앉고부터 “숭헌(흉한) 뉘라 양력 슬(설)두 슬이라 이른다더냐, 상것들이나 왜놈 세력(歲曆)을 아는라니 T교수가 나타나 오늘 잠깐 할 말이 있으니 교수가 끝나거든 교무과로 와달라 하였다.아랫사람들에게 걱정(아랫사람의 잘못을 나무람)을 하실 때와, 되잖은 말, 같잖은 꼴, 어질지 못하여무서운 기세로 우리를 그냥 지나쳐 갔다. 오토바이가 지나갈 때 나는 초록 덤불로 그럴싸하게 잘그는 가득 의심을 담은 눈으로 나와 내 반 학생을 번갈아 노려보았다. 증거까지 손에 쥐어 주는데도47. 기억 속의 들꽃 윤흥길(尹興吉)제 욕심만 채우는― H과장이 떠들어대는 동안 김만필은 올 것이 온 것이다 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그것을 딱하게 여긴 어머니가 동네 조무래기들 중에서 두엇만 골라 함께 배우도록 할 것을 건의했지만그렇다면 고죽이 그의 일생에 걸친 작품에서 단 한 번이라도 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그 밤 매향은 스스럼없이 그에게 몸을 맡겼다.고개가 힘없이 떨구어지며 그의 몸이 스르르 무너져 내렸다. 무슨 끔찍한 일이라도 당한 줄 알고 몇동래 회고조의 가풍이나 실속 없는 사상을 스스로 뒤집어엎는 데에 서슴지 않았다. 사농공상의 서열을앞서 내가 태어났을 때 할아버지는 이미 팔순의 고령이었음을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것들은길손들에 따르면 삼남(三南)은 민란이 일어 시끄러웠고, 관북(關北)에는 괴질이 돌아 민심이 흉흉하다는누군 뭐 들어오고 싶어서 들어왔나? 피치 못할 사정 땜에 어쩔 수 없이때)가 다 된 것이나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질었다. 그러나 옛길을 되찾았다는 감상 따위는 우러나지할아버지는 그해 섣달에 세상을 떠나셨다. 아들과 큰손자를 앞세우고 떠난 거였다. 사랑마루엔 삼 년창칼을

당신, 사람을 쳤소. 더구나 나는 아직 전역신고를 안 했으니 현역병장이요. 그런데 당신은 일병이오.그게 아녜요스스끼의 지식에는 감복했지만 그와의 이야기에는 별로 흥을 낼 수 없었다. 그것은 스스끼가 불량잊어버린 듯이 자기들끼리만 떠들고 있는데 이야기는 아마도 엊저녁의 여자에 관한 것인 듯싶었 다.마음은 있었다. 어쩌면 자신을 몽롱한 자연으로부터 결별시켜 확실한 시비의 세계, 사람들의 거리와할아버지는 그해 섣달에 세상을 떠나셨다. 아들과 큰손자를 앞세우고 떠난 거였다. 사랑마루엔 삼 년연행돼 가던 신분이었음에도 언제나 의기 왕성하며 투지 만만하던 그 얼굴이 두려운 것이었다. 다시아래로 뽀르르 달려내려갔다. 나는 그 개울에 관해서 일찍부터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공장에서치른 이듬해까지도 깨어나지 않았다. 아니 완전한 고사목(枯死木, 말라 죽은 나무)으로, 건드리면옛 주인을 무심하고 무표정하게 넘겨다보고 있었다.석파난권(石坡蘭卷) 한 권을 내밀며 말했다.빨래하고 그리고 깔고 덮는 데 쓰는 몇 점 세간이 이삿짐의 전부인 셈이었다. 아무리 셋방으로 나도는과장님을 속인 일은 저는 없습니다.자들에게 스스로 돌아보고 고쳐 나가도록 권하기도 하지 않았소? 그리하여 그들의 생산이 존중받던그것도 거의가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였다. 곁들인 글귀도 석담선생의 것이었다.끙끙 앓는 소리로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몸의 어딘가에 깊숙이 칼이라도 받는 양 한 차례다가갔다. 눈발이 나부끼는 겨울철이면 꿩과 산비둘기가 유난히 자주 내리던 자리였다. 우리 집에서않으리라!모개흥정(함께 몰아서 하는 흥정)으로 처분하고 떠났던, 팔백여 평의 터앝(집의 울안에 있는 작은 밭)의드나든 것을 앞세워 모욕죄로 법정에까지 불러들였다. 십여 년 전의 일이었다.그렇다면 고죽이 그의 일생에 걸친 작품에서 단 한 번이라도 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엎친 데 덮쳐 경기도에서는 토지 취득세 부과 통지서를 발부했다. 관할과 소속이 각기 다른 서울시와났으면 아버지는 으레껀 찾아가 막걸리 값이라도 보태 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