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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꿈이야! 꿈! 모두 물러서! 달아나지 않아!그런 것과 싸운 덧글 0 | 조회 139 | 2021-04-11 18:53:14
서동연  
이건 꿈이야! 꿈! 모두 물러서! 달아나지 않아!그런 것과 싸운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일까? 남편의 몸이 내 위로 굽혀진다. 따스하고 단단한 감촉. 기분 좋은 나른함으로 남편의 손길을 가만히 받아주자. 남편의 손길은 절대로 거칠어지지 않는다. 몹시 마음이 약한 사람. 아아.아마 몸에까지 흘러내려 전신을 적시고 있는 지도 모른다. 또 피구나 피 미끄러워져서 조금 더 빨리 떨어질 수도 있겠지? 후후후. 그러나 아쉽다. 뭔가 석연치 않다. 남편이 나를 죽이려 했다는 것은 이제 확실하다. 그러나 왜? 왜 그랬을까? 의심이 든다! 하이드라. 하이드라는 나를 보고 자신은 나의 의심이라고 말했다. 자르려고 해도 잘라지지 않고, 죽이려고 해도 죽일 수 없는 나의 의심.그래서 카나리아를 죽이고 칼을 침실로 가지고 오고. 그래. 남편은 정신병자다. 분명하다. 이젠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다.그래. 분명 내가 생각한 것이 맞을 것이다. 자신의 어머님이 나를 어지간히 싫어하셨나보다. 그리고나서 시어머님이 돌아가셔서 별반 문제없이 결혼을 하게 되자 그 죄책감이 쌓여서 자신도 모르게 그런. 음? 그런데 혹시?민정아 왜들 그랬지? 말해 보렴.여보!!!! 다. 당신!!!정신이 혼돈 스럽다. 고통은 이제 극에 달하는 듯, 무감각한 느낌만이 최면처럼 온 몸을 휩싸고 있다. 남편은 또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일까?아무도 그럴 줄은 몰랐었다. 그래, 나조차도. 어쩌면 성숙이 자신조차도 몰랐을지도 모른다. 성숙이는 석고상처럼 서 있다가 어느 순간에 모습을 바꾸었다. 그 애의 손에 들려있었던 꼬챙이. 그건 옛날 조개탄을 때던 난로에 항상 꽂혀 있던, 벌겋게 달아오른 쇠꼬챙이 였다.그 눈빛! 그 눈빛 한 번 때문에 세상은 뒤집혀져버렸다.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더 이상 참을 수는 없다.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12층의 붉은 하늘이 왈칵 뛰어들라고 자꾸 눈짓을 한다. 그래. 그게 지금 내가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3. 타인의 목소리엉겁결에 왼 손에 들고 있던 면도날을 휘두르니 마악 나에게 뻗쳐 나
여보!저리 갓!모든 것을 잊고. 그 때는 정말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전에는 우리 둘은 석양빛 속에서 마주 보고 있었다. 짐승같이 웅크리고 발톱을 세운 나를 남편은 자신의 눈물로 포근히 도닥거려 줄 수 있었다. 그것도 연기였을까?아. 다. 당신.별 것 아닌 것들이었고, 무슨 내용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으나 그 낙서들을 보자 나는 공연히 몸에 소름이 쫙 끼쳐오는 것을 느꼈다.뭔가 대답을 하려고 하는데 잠시 목이 메이는 듯 하여 잘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그래. 남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돌아가신 어머님의 목소리가 방에서 들려왔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다.내 발은 분명 내 동의도 없이 잘라져 나가서 없어져 버렸다. 그리고 나는 정신병자처럼 구속복을 입고 침대에 단단히 결박되어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이럴 수는 없었다. 정신이 나간 것은 내가 아니다. 정신이 이상한 것은 남편이다. 남편이 또 그 사이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일까?그 뱀은 머리를 열두 개나 가지고 있었는데, 머리 하나는 영원히 죽지 않았으며, 다른 머리는 하나를 베어내면 두 개씩 새로운 머리가 돋아나는 뱀이었다.(그리이스 신화, 헤라클레스의 전설에서)그런데 그런데 갑자기 왜 저 목소리가 낯설지 않게 들리는 것일까?소리를 쳤으나 뱀대가리들은 계속 꾸준히 내게로 다가든다. 앞을 막으려 양손을 내미는데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양손에 느껴지는 차가움과 뜨거움. 한 손에는 차가운 면도칼이, 한 손에는 뜨거운 쇠꼬챙이가 들려 있다.내가 이상한 것일까?의사는 나를 최면에까지 걸었었어. 그리고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어째서.?내 명령을 듣고 온 의사의 흰 가운과 놀란 듯, 안도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는 듯한 얼굴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명령을 내렸다. 아니. 저 바보 같은 사람에게 내 정체를 밝혀서는 안 된다. 아직은 안 된다. 내 진짜 정체를 밝히면 놀라서 제대로 이야기 못할지도 모르니까. 저 자에게는 주부 이민정으로서의 가면을 쓰고 이야기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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